한국은 굴 가격이 왜 쌀까 한국의 굴 가격에 놀라는 외국인들

얼마 전 유튜브를 보다가 재미있는 영상을 하나 발견했다.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의 굴 전문 식당을 방문해 커다란 굴 무더기를 보고 깜짝 놀라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영상 속에서 벨기에 출신 진행자들은 자국에서는 굴이 굉장한 고급 식재료라 쉽게 접하기 어려운데, 한국에서는 엄청난 양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 듯했다. 우리나라 굴 가격은 해외에 비해 왜 저렴한지 찾아봤다.

한국은 굴 가격이 왜 쌀까 한국의 굴 가격에 놀라는 외국인들
이번 주말엔 신선한 통영산 굴을 주문해볼까 ⓒtommaso cantelli Unsplash

겨울 하면 떠오르는 제철 재료, 굴

요즘처럼 날씨가 쌀쌀해지면 아내에게 부탁해 통영산 굴을 택배로 주문하곤 한다. 큰 걸로 한박스 주문하면 굴찜도 해 먹고, 굴 전도 해 먹는다. 아무튼, 한국은 세계적으로 굴 가격이 가장 저렴한 나라 중 하나로 손꼽히는데 그 이유를 굴의 역사에서부터 찾아봤다.

굴은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가 즐겨 먹어 온 식재료로, 고대 로마에서는 왕족과 귀족들이 주로 먹던 고급 음식이었다. 냉장고가 없던 당시에는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얼음과 소금물에 보관하는 방법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유럽에서는 18~19세기에 굴 소비가 정점을 찍었고,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굴 양식 기술이 발전하며 생산량이 증가했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여전히 굴은 상류층이 즐기는 고급 음식으로 여겨졌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굴이 미식 문화의 상징이 되었고, 다양한 굴 요리가 세계적으로 퍼져 나갔다. 미국에서도 동부 해안을 중심으로 굴이 생산되며 고급 레스토랑의 주요 식재료로 자리 잡았다. 미국 뉴올리언스 같은 지역에서는 굴 요리가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 잡기도 했지만 무분별한 남획으로 인해 굴 생산량이 점점 줄어들면서 굴은 더욱 희소한 식재료가 되고 만다.

한국의 굴 역사와 저렴한 이유

한국에서 굴을 먹기 시작한 역사는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신라와 백제의 왕실에서 굴을 즐겼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특히 신라 왕궁에서는 연회를 열 때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된 굴 요리가 등장했다고 한다. 조선 시대에는 서민들도 쉽게 굴을 접할 수 있었고, 특히 해안 지역에서는 굴이 흔한 식재료였다. 맛뿐만 아니라 영양적으로도 우수해 귀한 보양식으로 여겨질 정도였다. 조선 후기에는 굴 보관법이 발달하면서 유통이 더욱 활발해졌고, 18세기에는 궁중 요리사들이 다양한 굴 요리를 개발해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전통 요리가 탄생했다. 또한, 굴은 건강 효능이 알려지면서 약재로도 활용되었어요.

한국에서 굴이 저렴한 이유는 독특한 자연환경과 뛰어난 양식 기술 덕분다. 지리적으로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국은 굴이 자라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서해와 남해의 따뜻한 해류와 영양분이 풍부한 바닷물은 굴이 빠르게 성장하고 영양가가 높아지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현대적인 양식 기술이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20세기 중반부터 한국의 굴 양식 산업은 크게 발전했고,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품질과 생산량을 동시에 향상시켰다. 특히 수직 구조를 활용한 양식 방식은 비용을 절감하면서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거뒀다.

한겨울이면 생각나는 굴 요리
한겨울이면 생각나는 굴 요리 ⓒjason leung Unsplash

굴 맛집을 찾는다면? 한국의 주요 굴 산지

한국에서 대표적인 굴 생산지는 경상남도 통영, 전라남도 여수, 충청남도 태안이다. 이 지역에 가면 굴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많고, 가게 앞에는 굴 껍데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들 지역은 예로부터 해산물이 풍부한 곳으로 유명한데, 특히 ‘굴의 고장’으로 불리는 통영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많은 양의 굴을 수출하고 있다. 조선 시대부터 이어져 온 통영의 굴 양식 기술은 지금도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며 매년 열리는 통영 굴 축제에서는 다양한 굴 요리를 맛볼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여수는 이순신 장군의 해전이 벌어졌던 역사적인 곳이자, 남해안의 깨끗한 바다와 온화한 기후 덕분에 굴 양식에 최적화된 지역이다. 여수산 굴은 신선도와 풍미가 뛰어나 많은 미식가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태안 역시 넓은 갯벌과 큰 조수 간만의 차 덕분에 자연산 굴이 풍부하다. 태안에서 나는 굴은 크기가 크고 식감이 좋아 전통 방식 그대로 채취되며 지역 주민들에게 중요한 생계 수단이 되고 있다.

한국의 굴은 가격도 저렴하고 영양도 풍부하다
한국의 굴은 가격도 저렴하고 영양도 풍부하다 @wirestock freepik

굴로 만든 맛있는 한국 요리

굴은 한국 요리에서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된다. 집에서 손쉽게 해 먹을 수 있는 대표적인 굴 요리를 몇 가지를 간단히 적어본다.

  • 굴전 : 굴을 밀가루와 계란 옷을 입혀 노릇하게 부쳐낸 요리로, 명절이나 잔칫날 빠지지 않는 별미다. 간장에 찍어 먹으면 감칠맛이 한층 살아난다.
  • 굴국밥 : 굴을 진하게 우려낸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따뜻한 음식으로, 특히 겨울철에 인기 있는 보양식이다. 미역이나 매생이를 넣으면 더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 굴무침 : 생굴을 고추장 양념과 함께 버무려 상큼하고 매콤한 맛을 살린 요리다. 막걸리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하는 술안주다.
  • 굴떡국 : 설날에 먹는 떡국에 굴을 넣어 담백한 감칠맛을 더한 음식이다.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다.
  • 굴밥 : 굴을 넣어 밥을 지으면 되는데, 이때 은행, 밤, 대추 등을 넣어 영양식으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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