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스커레이드 호텔 히가시노 게이고 호텔 미스터리 시리즈 1편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일본 추리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은 나에게도 의미가 크다. 책을 좋아하긴 했지만 접하지 못했던 일본식 추리소설에 재미를 붙이게 만든 계기가 됐기 때문인데, 《매스커레이드 호텔》은 추리소설을 읽기 시작한 초창기에 읽었던 작품이다. 이후 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100여 편에 이르는 작품들을 모두 읽겠다고 다짐했고, 약 2년에 걸쳐 그의 작품들을 다 읽었다. 그 2년간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뿐일까, 덕분에 일본에서 흔히 말하는 ‘본격 미스터리’는 물론 여러 미스터리 작품들을 찾아 읽기도 했다. 옛 기억을 더듬으며 오늘은 《매스커레이드 호텔》에 대해 소개해 본다.
예고된 살인사건을 막아라, 호텔리어로 위장한 형사
도쿄의 고급 호텔 코르테시아에서 연쇄 살인 사건의 다음 범죄가 일어날 것이 예고되었다. 경시청 수사 1과 소속 닛타 고스케 형사는 동료 형사들과 함께 호텔 직원으로 위장해 수사를 시작한다. 화려한 로비의 샹들리에 아래 손님들이 오가고, 객실 복도에는 벨보이의 분주한 발소리가 울린다. 닛타 형사는 가장 먼저 손님을 맞는 데스크 직원으로 위장했는데,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이곳과 어울리지 않는다.
그를 돕는 호텔쪽 파트너는 뼛속부터 호텔리어인 야마기시 나오미로 웃어도 모자란데 시종일관 고객들을 탐색하듯 노려보고 있는 닛타 형사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앙숙인 듯 보여도 두 사람은 뜻밖의 호흡을 보여준다. 수상한 투숙객이 방문하면 닛타 형사는 날카로운 직감으로 관찰하고, 야마기시는 호텔리어의 섬세함으로 단서를 포착한다. 호텔은 화려한 겉모습 뒤에 감춰진 욕망과 비밀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다. 체크인 카운터에서의 미소, 객실 문을 여는 손길 뒤에 어떤 진실이 숨겨져 있을까.




영화로도 제작된 히가시노 게이고의 ‘호텔 시리즈’ 1편
소설 《매스커레이드 호텔》은 인기에 힘입어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일본의 유명 가수 겸 배우인 기무라 타쿠야가 닛타 형사 역으로 분했다. 소설을 재미있게 읽은터라 영화도 찾아 시청했는데 영화 인트로와 곳곳에서 나오는 고급 호텔 분위기와 어울리는 웅장한 OST가 지금도 귓가에 생생하다.
영화로 제작될 정도의 인기를 얻은데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매력적인 콤비를 오직 한 편의 작품에서 끝내는 건 독자만큼 작가도 아쉬웠던 듯, 이후 《매스커레이드 이브》, 《매스커레이드 나이트》, 《매스커레이드 게임》라는 제목의 후속작들을 발표했다. 작품들을 묶어 ‘매스커레이드 호텔 시리즈’ 혹은 주인공 형사 이름을 따 ‘닛타 형사 시리즈’로 부른다. 당연히 시리즈 모두 닛타 형사와 호텔리어 야마기시의 활약이 이어진다.
참고로 시리즈 2편에 해당하는 《매스커레이드 이브》는 베테랑 형사가 되기 전 햇병아리 시절의 닛타 형사와 역시 지금처럼 능숙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는 초보 호텔리어 야마기시가 등장하는 프리퀄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가 생활 25주년 기념작
이번에 소개한 《매스커레이드 호텔》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가 생활 25주년 기념작이기도 하다. 그는 1958년 2월 4일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오사카 부립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엔지니어로 일하다 1985년 《방과 후》로 제3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이후 《비밀》, 《용의자 X의 헌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백야행》, 《갈릴레오》 시리즈, 《악의》 등 베스트셀러를 발표하며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 잡았다. 지금도 여전히 작품활동을 하는 그가 2025년 올해에는 어떤 이야기를 대중에게 선보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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